어느새 한 달을 넘겨 짧게 리뷰를 써봅니다.
의외로 이압은 귓본 떴을 때보다 훨씬 적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입을 다물었다 열었다 해도 거의 차이가 없어서 만족했지만, 이렇게까지 깊이 넣어본 적이 없어서 초반 며칠간은 대단히 어색했고 길이를 약간 잘라 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도 했어요. 그리고 귀에서 끼는 것도 시간이 걸렸지만 뺄 때는 더 많이 걸려서, 착용에 필요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황인지 확인하면서 끼기 전에 약간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하루가 다르게 귀가 적응해 갔고, 어느샌가 이어슬리브를 쓰다가 기본 이어팁을 쓰면 허전하더군요;; 귀를 딱 맞게 채우는 느낌이 묘하게 안락하게도 느껴져서 몸이란 참 희한하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_-;;; 지금은 딱히 이어팁을 많이 돌리지 않고도 쑥 꽂고 뺍니다. 이도 크기가 작은 건 똑같던데, 귓구멍이 유연해진 걸까요?;
소리는 울림이 살짝 줄어든 것 외에는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귀를 꽉 채워서 그런지 저음이 안정적으로 보강되고 고음의 피로한 특정 소리가 줄어드는 게 느껴져요. 그래서 몸이 피곤한데 음악을 듣고 싶을 때는 오히려 이어슬리브를 씁니다. 꼭 음악을 듣지 않더라도 끼고 있으면 주변 소리도 적당히 감쇄해줘서 집중하기도 편하구요.
그리고 이건 의외의 발견이지만, 스트레스받으면 이를 악무는 버릇이 있는데 이 습관을 자제하는 데에도 도움이 돼요. 이어슬리브를 낀 상태에서 저도 모르게 턱에 힘을 주면 이도가 좁아지면서 이어슬리버의 끝이 눌리는 게 느껴지는데, 그럼 놀라서 금방 턱에 힘을 빼게 되거든요.
하여간 뜻밖의 경험이었지만 여러 가지로 유익하게 쓰고 있습니다.
혹시 안 맞더라도 커스텀보다 훨씬 싸니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야겠다며 각오했었는데 다행이에요. 덕분에 커스텀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있습니다....ㅠㅠ